현대AU
둥굴레차!
현오X청가람
MASSAGE_4
14.09.27
아저씨.
있죠, 아저씨. 절 좋아하는 애가 있어요.
주은찬이라고, 옆 반 앤데, 멍청하게 생겨가지구 오지랖만 넓은 애에요. 머리는 빨갛게 물들여놓고 자켓에 한심한 애들 대신 벌 받는다고 ‘나는 반항을 했습니다.’하는 문구를 박고 다니는 앤데, 애가 며칠전부터 계속 절 쳐다보는 거에요. 되게 티 나게.
알려준 적도 없는데 자꾸 메시지도 오고, 옆 반인 주제에 자꾸 우리 반 와서 힐끔거리다가 가고. 그게 너무 짜증이 나서, 오늘 학교 끝나고 애가 집 가는 걸 붙들고 음악실로 갔어요. 거기 학교 끝나면 아무도 없거든요. 얘 되게 웃겨요. 눈도 못 마주치고 계속 안절부절 하면서, 강아지 같아. 아저씨가 그랬잖아요. 의사표현은 확실하게 하는 거라고.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어요. 왜 자꾸 나 쳐다보냐고. 그랬더니 얘가 말도 못하고 계속 우물쭈물하면서 시선 피하 길래, 손목 붙들고 나 좋아해? 하고 물었거든요. 근데 그렇대요. 그러면서 너한테 말 하면, 기분나빠할지도 모르니까 말 안하고 혼자 좋아했던 건데, 들켜서 미안하대요. 얘 어디 이상한 애 아니죠? 보통 좋아하는 거 들킨 거 가지구 미안해하는 애가 있어요?
암튼, 미안해 죽으려고 하길래, 아저씨 얘기를 했어요. 미안해요. 근데 좀 부풀리고 지어낸 것도 있으니까 아저씨인건 모를 거에요. 그래서 아저씨 얘기를 하고, 한참 바라보니까, 얘 얼굴이 빨개져서, 다리에 힘도 풀렸는지 푹 주저앉는 거에요. 그래서 다가가서 괜찮아? 하고 물어봤더니
……미안해요, 잠깐 머리 식히고 왔어요. …말해도 되나 한참 고민했어요. 근데 그냥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얘랑 키스했어요. 다가가니까 얘가 제 팔을 훽 잡아당기는데, 운동했다더니, 생긴 거랑 다르게 힘이 세더라구요. 그래서 저 끌어안고서 고맙다고 계속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먼저 키스했어요. 모르겠어요, 아저씨랑 했던 거랑은 좀 다른데…… 나쁘진…않았던 것 같고…….
하여튼 그랬어요. 오늘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냥… 그냥, 아저씨한테 말하고 싶었어요. 새벽에 미안해요. 안녕히 주무세요.
PS. |
미안해요, 아저씨. 다 뻥이에요. 사실 하나도 안 좋았어요.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 기분이 나빴어요. 아저씨였으면… 좋았을 텐데. |
PS. |
전에 보낸 메일, 커피 이름 잘못 썼어요. 아메리카노 맞죠? 나 어제도 먹었어요. 여전히 맛없었지만. |
[보낸 날짜] 20XX년 7월 27일 03:21 [읽지않음]
20XX년 9월 3일 04:41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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