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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굴레차!

현우x주은찬

14.09.06







어젯밤에, 꿈을 꾸었습니다, 공자. 


매일 밤 얼굴을 보고, 함께 수련을 하고, 같은 방에서 잠을 자는데, 꿈속에 또 한 번 공자가 나왔습니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공자에게는 오전 6시와 오전 8시라는 분의 전화가 오고 공자는 언제나처럼 학교엘 갔습니다. 꿈속에서도, 저는 공자의 뒤를 쫓고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제 욕심이 조금 과했나 봅니다. 꿈속에서만이라도 공자와 나란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걸 보니.
꿈속이었는데도, 현실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저는 공자가 오는 시간까지 수련을 했고, 청룡 공자와 함께 속세에 나갔다 오기도 했습니다. 꿈이라 그랬던 것인지 질색하던 멍걸이조차 어여쁘고 착해보여 한참이나 같이 놀아주었습니다. 공자, 공자는 꿈에서조차 참 잔인하십니다. 왜 저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피하고, 제가 가까이에 있는 것도 참지 못하셨습니까. 꿈속에서라도 무얼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공자가 저를 바라봐주시기를 수도 없이 바라고 있었습니다. 더 많은 건 바라지 않습니다, 공자. 저를 바라보지 않으셔도 좋고, 저를 피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니 공자, 부디.





“…사내들끼리 무슨 일을 하시는 겁니까.”


꿈과 현실은 반대라고, 그 말을 한 사람이 대체 누구입니까. 공자,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그 말을 믿고 싶지만, 단 한 번도 꿈과 현실이 반대였던 적이 없었잖습니까. 공자, 저는. 저는 더 이상 공자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공자와 눈을 맞추고, 손목을 그러잡고, 입을 맞추고, 그리고 입을 맞추고……
차라리 저는 이 꿈이 현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단 한 번도 꿈을 꿔본 적이 없는 것이겠지요, 꿈과 현실이 반대라는 말 또한 믿을 수 있게 되겠지요, 자그마한 희망이라도 쥐고 품안에 묻은 채 공자를 그릴 수 있겠지요. 


“주작 공자.”


공자, 저는 차라리. 저는 차라리 제 두 눈이 멀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공자를 보지 않았더라면, 공자를 만나지 않을 수 있었더라면, 저는 기꺼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공자는 꿈속에서도, 참 잔인하십니다.”


저는 이렇게 공자를 연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