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굴레차!
백건x주은찬
꽃이 지고, 달이 지듯
14.09.06
“주은찬.”
“왜?”
얌전히 돌아보는 네 얼굴을 바라보며 잠깐 입술을 깨물었다.
“우린 친구지?”
내 실없는 물음에,
“당연하지.”
하고, 너는 가볍게 대답했다. 평생? 꼬리를 문 내 대답에, 너는 왜 자꾸 이상한 걸 묻고 그래, 당연한 걸. 하고 웃으며 말했다. 거기서, 왜인지 가슴이 아팠다.
“백건~”
어렸을 적부터, 너는 줄곧 내 이름을 부르며 내 뒤를 쫓아다니기 바빴다. 앞서 걸으면 쫄래쫄래 쫓아와 같이 수련하게 해달라며 보챘고, 지겹지도 않은지 매일같이 날 찾아왔다. 사는 지역이 달랐음에도, 어째서인지 나의 유년시절의 대부분은 너와 함께였다. 그래서 그랬던 것이다. 꽃이 피고, 달이 지듯 아주 자연스럽게 너를 좋아하게 되었다. 너야 모를 수도 있지만 네가 잠든 걸 한참이나 바라보다 입을 맞추었던 적도 있다. 너는 언제나 그랬다. 너는 언제나 저만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 내가 너에게 반한 것도, 아마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주은찬.”
잠든 네 뺨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조용하게 네 이름을 불렀다. 너는 깊게 잠이 든 것 같았다. 주은찬, 야. 나는 몇 번이나 거듭해서 네 이름을 불렀다. 곁을 지나가던 청룡이 자는 애를 왜 건드려? 하며 타박하며 지나쳤다. 난 다시 네 뺨을 꾹 눌렀다. 너는 여전히 자는 채였다.
“넌 나 안 좋아하냐?”
네 귀에 대고 조그맣게 속삭였다. 너는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난 너 좋은데.”
맨 정신이라면 아마 말도 못했겠지만. 나는 한참이나 네 앞머리를 가지고 놀다가, 갈라진 머리칼 틈으로 보이는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뭐, 평생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