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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날조 주의

둥굴레차!

현우x주은찬x백건

어긋난

14.09.09






공자.


저는 단 한 번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워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배운 것이라고는 불신과 끝없는 공포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믿지 못했습니다. 사람을 믿는 순간 그는 제게 등을 돌렸고 저를 떠나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도 믿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집안의 어른들도, 제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던 수행인도, 저의 형마저도. 저는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끔찍한 삶을 살았습니다.


공자께서는 상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공자께 주어진 것은 딱 하나의 길인데, 그 길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것처럼 어두운 겁니다. 그 길이 도중에 끊어졌는지 멀쩡한지조차 알 수 없는 그 상황에서 뒤에서 누군가 저를 쫓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발을 디디는 순간까지도 긴장을 놓지 못하고, 행여 바닥이 꺼지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끊임없는 긴장속에서 불안에 떨어야하는 겁니다. 공자, 저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저의 삶은 암흑이었고, 빛이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었습니다. 영원히 없을거라 생각하고, 저는 영영 그 길 위에서 헤매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공자. 그런데 저는 평생을 걸쳐 찾을 수 없으리라 믿었던 그 빛을 찾았습니다. 처음 중앙에 왔을 때 처음으로 그 빛을 발견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빛이 점점 환해졌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제 발 밑의 길이 보이기 시작한겁니다. 공자는 제게 빛을 보여주신 분일 뿐만 아니라 빛, 그 자체셨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백호도령과..."


잘못 본 것이라고 수십 번이나 되뇌이며 공자를 불렀습니다. 공자께서 점점 빛을 잃어가는 걸 보며 덜컥 겁이 났습니다. 공자, 공자께서는, 공자께서는 적어도 저를 위해 살아야하는게 아닙니까?


"...현우...야..."
"아니오, 공자. 제 이름을 부르지 마십시오,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있어주세요..."


저는 공자를 향한 그 마음을, 감히 사랑이라 칭했습니다.
그것이 저의 전부였고, 그래야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공자가 제 이름을 불러주고, 웃어주셨기 때문에.


"...공자, 살고 싶으시다면..."


저는 사랑을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제게... 사랑을 고백해 보십시오."


제가 공자께 사랑받을 방법은, 이 뿐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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