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15
둥굴레차!
백건X청가람
당신의 시선이 나를 훑고,
14.10.02
그것은 아주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다. 질색하던 벌레 한 마리가 팔을 타고 오르듯,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가람은 입술을 깨물었다. 안 그래도 이 거추장스러운 짧은 치마를 입고 일해야 하는 것도 역겨운 일인데, 거기에 ‘도련님’ 백건의 시선까지. 겨우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일인데,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이 힘들다거나 월급이 짜다거나 하는 차원의 일이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은 도련님 방의 청소와 세탁, 이따금 차를 가져오라든가 하는 간단한 심부름 뿐 이었고, 월급이야 여타 다른 알바들에 비해선 꽤나 과하게 받는 편이었다. 그런 일이 무엇이 힘드냐면…, 바로 저 도련님의 시선을 견디는 일이었다.
그는 질리지도 않고 가람의 몸을 훑었다. 처음엔 사내놈이 왔다느니 뭐니하며 툴툴거리더니 한 달 째가 되자 노골적인 시선으로 가람을 바라보고는 했다. 처음은 분명 무의식이 맞았다. 제가 자각하지도 못하는 새에 그 시선은 가람을 쫓고 있었고, 그럴 때마다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다시 다른 데로 눈을 돌리고는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의식이 채 쫓아가기도 전에, 백건은 가람의 쪽을 바라보며 웃었다. 높은 데에 손이 닿질 않아 발꿈치를 들 때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것도, 유리를 닦을 때 입김을 뱉는 것도, 제 앞에 찻잔을 내려놓는 얇은 손목도, 백건은 만족스레 바라보며 미소를 띠었다.
참을 데까지 참았다고 생각했다. 이따금 일을 하는 데까지 쫓아와선 치마를 들춘다거나 진짜 남자지? 하고 능글맞은 표정으로 성적인 농담도 던지던 것도 애써 웃으며 그럭저럭 넘겼고, 밤마다 어거지로 팔을 잡아끌며 키스라도 할 듯 얼굴을 들이미는 것도 다 참았다. 여기서 잘리면 당장에 잘 곳이야 없겠지만 월급을 받은 지 채 며칠도 되지 않았던 때라-더욱이 쓸 일도 없었던-어떻게든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다.
“지금 어딜 보는 건데요?”
제 뒤에서 턱을 괸 채 뚫어져라 바라보는 백건에게, 가람은 날카롭게 말했다. 아니, 날카롭게 말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가람의 입장에서는. 그것은 윗사람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춘 선에서의 날카로운 말이었다. 백건은 피식 웃었다. 뭐에요, 왜 웃어요? 곧장 날아온 말에 백건은 대답도 해주지 않고 손만 내저었다. 백건은 그게 마냥 우습기만 했다. 제 딴에선 분명 냉정하게 말했다 생각하겠지. 그런데, 받아들이는 백건의 입장에선 그게 달랐다. 제 쪽을 바라보며 이를 가는 가람이 마냥 새초롬하게만 보였다. 삐죽이는 입술도 그렇고 저 아래에 매끈한 다리도 그렇고. 빙긋 미소가 띠어지는 백건의 얼굴을 보며, 가람은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다. 저 인간 분명 미쳐서…
“예뻐.”
네? 뭐요? 가람은 유난히 감정을 숨기는 게 서툴렀다. 어이가 없네, 기가 차네, 저게 지금 제정신인가. 백건은 가볍게 가람의 표정을 읽을 줄 알았고, 입가에서 미소가 떠날 줄을 몰랐다. 자기는 제 표정이 온 얼굴을 구기고 나 화남, 이라고 턱하니 써 붙여놓은 줄 알겠지. 귀엽기만한데.
“예쁘다고.”
미친.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백건은 웃음을 흘렸다.
“진짜야.”
예쁜데. 또다시 덧붙이는 예쁘다는 말에 가람이 여지껏 붙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가람이 화가 잔뜩 난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돌아보자, 백건은 어깨를 으쓱하며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데 뭐, 문제 있어? 하며 쏘아붙였다. 가람이 으득 입술을 깨물었다. 미친 게 틀림없다. 전에 일했다던 메이드도 분명 이딴 식으로 괴롭히고 괴롭히다가 월급 몇 푼 더 쥐어주며 쫓아냈음이 틀림없다. 대체 저 미친놈은,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후. 가람은 깊게 숨을 뱉으며 침대에 걸터앉아 머리띠를 벗어 아무렇게나 던져놓았다. 내내 머리에 쓰고 있던 게 익숙해질 쯤이었는데, 가람은 풋 웃음을 흘렸다. 익숙해지다니. 이딴 게 익숙해져서 뭐가 그리 좋다고… 구두 한 짝이 소리를 내며 바닥과 부딪혔다. 저게 얼마쯤일까. 3센티? 5센티? 여자들은 이딴 걸 신고 어떻게 그렇게 잘 뛰어다닌담. 가람은 제가 신고 있던 구두를 살폈다. 아무런 장식도 없고, 까맣기만 한 구두에, 그저 얇은 굽이 달려있을 뿐이었다. 가람은 구두를 내려놓고 침대에 몸을 뉘였다. 부잣집이라더니. 겨우 메이드의 침대일 뿐인데도 푹신하기만 했다. 으, 피곤해. 내리쬐는 전등 빛이 유난히 밝아서, 가람은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가렸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는 하나, 썩 나쁘진 않다. 도련님의 그 시선만 견딘다면 맛있는 밥도 주고, 이렇게 푹신한 침대에서도 재워주고, 일이 없을 땐 자유시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자유로운 일. 그래서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긴 요즘 세상이 이렇게 편한 일이 어디 있다고. 가람이 몸을 일으켜 뒤로 맨 앞치마의 리본을 풀 때였다.
똑똑. 두어 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흐릿한 문 너머로 검은 그림자가 보여서, 가람은 신발을 고쳐 신었다. 누구세요? 신원을 물을 새도 없이, 문이 열렸다.
“역시 아직 안 자네.”
백건은 씩 웃으며 문을 닫았다. 저 들어오라고 말한 적 없는데. 그리고 지금 일하는 시간 아니거든요. 가람이 삐죽이자, 백건은 얼른 가람의 입을 막았다.
“들어오지 말래도 여긴 내 집이거든. 그리고 내가 안 잤는데 일이 끝나기는 무슨. 알고 있어, 메이드 일이 끝나는 건 내가 잠든 뒤니까.”
아, 네, 그렇습니까. 참 잘났네요. 가람이 전혀 알 바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백건을 노려보자 백건은 가만히 눈을 흘기며 팔짱을 꼈다.
“그나저나 왜 온 건데요?”
쯧. 백건이 혀를 찼다. 도련님한테 말하는 꼬라지하고는…. 썩 마음에 들지 않던 표정이라, 가람이 다시 한숨을 푹 뱉으며 말을 고쳤다.
“그래서, 왜 오신 건데요, 도련님?”
백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여전히 맘에 안 드세요? 가람이 재차 묻자, 백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턱을 쓸어내렸다. 아니, 그런데 넌 거기까지밖에 못 하잖아. 잘 아시네요. 한 달 동안 아무리 말투를 고치려 해봤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것은 듣는 백건도 그랬고, 말하는 가람도 그랬다. 예의상 일하는 곳에서 제게 돈을 쥐어주는 주인님이니 높임말을 쓰는 게 당연했고, 제가 일을 시키고, 제가 하라는 일을 하고, 돈을 주는 메이드라지만 서로가 같은 나이인 걸 알고 있자니…뭐랄까. 꽤나 복잡한 심정이었던 것이다. 결국은 그랬다. 가람은 제가 원하는 대로, 그래도 백건이 맘에 들어 하지 않으면, 다시 한 번 고쳐서 말해보는 걸로.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말투는 변함이 없었지만 목소리가 변했다. 아까보다 한결 나아진 그 말에 백건이 그제야 납득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 돈 필요하댔지.”
이게 무슨.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다짜고짜 자려는 사람 방에 쳐들어와서 한다는 말이, 뭐? 가람의 반응에 비해 백건은 무척이나 진지해보였다. 사실 가람이 시급 높은 이 알바를 시작한 것은 돈이 필요했다기보다는, 그래, 어딘가 몸을 숨길 곳이 필요했다는 표현이 옳았다.
밤마다 죽은 어미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는 저의 아버지에게 매일 목을 졸리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매일 밤 울며 그만하라 아무리 외쳐 봐도 들릴 턱이 없는 그의 아버지는 가람이 귓가에 수천 번이나 속삭였다. 어미를 잡아먹고 태어난 너 따위 것은, 당장에 죽여 버렸어야 했는데. 아버지는 그렇게 울며, 가람의 목을 한껏 조이고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어미의 사진을 보며 얼른 손을 떼고 뒤로 물러서고는 했다. 그러며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어그러뜨리며 우는 것이다. 죽은 어미의 이름을 부르며, 힐긋 가람의 얼굴을 쳐다보며. 매일 밤, 가람은 문을 꼭꼭 잠궈 놓고 잠이 들어야했다. 언제 어떻게 들어와 제 목을 조를지 모르는 아버지를 위해 바닥엔 죽은 어미의 사진을 잔뜩 깔아놓은 채로. 그게 지긋지긋해서 집을 뛰쳐나왔던가. 마지막으로 제 목을 조르던 아버지의 손은, 언제나와는 조금 달랐다. 진심이 담겨서는, 암만 어미의 사진을 봐도 이미 죽어버린 걸 이미 어쩌겠냐며, 네가 죽는 것을 봐야만 하겠다면서. 손에 집히는 것을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두꺼운 책, 머리맡에 두었던 알람시계, 휴대폰. 아버지가 떨어져나가자, 가람은 얼른 몸을 일으켜 대충 옷을 걸쳤다. 언제나 집을 나가고만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장롱 안쪽엔 미리 짐을 챙겨둔 가방이 있었고, 그것을 냅다 들고 뛰쳐나온 것이다. 돈이 필요했다던 것은 사실 거짓말이었다. 아니,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입에 풀칠 할 정도만 되면 되었다. 그러니 저를 찍어누르듯 위협하는 백건의 말에 쉬이 대답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상대는 미친놈이야, 뭘 시킬 줄 알고. 그러나 이미 일을 시작하던 첫 날, 꼬박꼬박 그의 질문에 대답했던 모습이 생각나서, 가람은 차마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네.”
복잡미묘한 심정이었다. 그것은 여실히 표정에도 드러났고, 그걸 놓칠 백건이 아니었다. 뭐야, 얘 표정이 왜 이래. 아픈 부분이라도 건드렸나. 표정은 읽을 줄 알았으나 원체 배려니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준다느니 하는 법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백건이었으니 무신경할 수밖에. 그러나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내 요구 하나만 들어주면, 월급의 세 배는 줄게.”
진짜 미친 거 아니야? 표정관리니 뭐니, 그런 건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얘 지금 뭐라는 거야.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걸, 가람은 입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백건은 그걸 알아차렸다. 알았지만 무시했다. 고작 그런 걸 신경 써서야….
“너 하는 거 봐서는, 뭐 원하는 대로 줄 수도 있고.”
어때. 은근하게 백건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가람은 입을 다물었다.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지금 있는 걸로만 해도 아마 한 달은 족히 버틸 수 있겠지. 그만큼 돈을 많이 주는 곳이었다. 잘 곳도 마련해주고… 정말 좋은 곳인데, 이 미친놈만 없으면. 거듭되는 생각에 입술을 깨물었다. 분명 그는 저를 ‘돈이 필요해서 일하는 애’로만 보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테지만. 사실대로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만큼 자신이 비참해질 것 같아서. 그렇지만 말 안하면? 말하지 않으면 분명 과거를 말하지 않으니 편하겠지만, 이 미친놈이 뭘 시킬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렇지만 가람은 승낙했다. ‘돈이 필요해서 일하는 애’로 알고 있으니, 그쯤까지는 연기해 줄 수 있다 이거야.
“…뭔데요?”
새침하게 묻는 가람의 얼굴에, 백건이 웃음을 흘렸다. 그렇단 말이지. 백건은 씩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가람의 어깨를 쥐었다. 보이는 대로, 어깨가 참 좁고 얇았다. 사내놈이랍시고 근육은 붙어있는 모양인데, 그래봤자였다. 백건의 어마무지한 힘에, 가람은 할 말을 잃었다. 원래 이게 이렇게 힘이 셌나? 그래 분명 보이는 체격을 봐서는 세겠다, 라고 생각한 정도였지. 이렇게 저항도 못 할 정도일 줄은 몰랐다. 가람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침대에 앉았다. 어깨를 짓누르는 아귀힘이, 그제서야 아파왔다.
“오늘 밤만이야.”
대체 뭘 하려고… 채 말을 끝맺기도 전에, 벌어진 입술 틈으로 백건이 입을 맞췄다. 뭐야, 뭐지? 혼란스러운 머릿속은 정리가 되지 않았다. 가람은 어떻게든 백건을 밀어내려 어깨를 밀쳤지만, 그게 고작이었다. 살짝 밀려나는 정도. 가람은 그 무지막지한 힘의 차이에 확 힘이 빠졌다. 어깨를 밀치던 손에 힘이 빠지고, 무릎 위로 툭하니 떨어졌다. 백건은 입술을 떼더니 소릴 내어 웃었다. 가람은 입술을 깨물며 몸을 뒤로 뺐다. 미친, 뭐 하는 짓이야. 입을 열면 또 키스라도 할 것 같아서, 가람은 차마 입술을 떼지 못했다. 백건은 별로 상관없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또래보다 훨씬 클법한 그 손이 가람의 뒤통수를 감싸고,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어깨를 무언가가 쓸어가듯, 거친 느낌이었다. 흘러내린 셔츠 아래로 드러난 어깨가 휑했다. 거기에 얼굴을 묻고서, 백건은 통 입을 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까슬까슬한 혀가 어깨를 훑고, 이따금 이빨을 세워 깨물 듯 입에 물기도 했다. 무슨 의도인지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보다 기분이 나쁜 것은, 왜인지 소름이 돋듯 기분이 좋았던 이유일까. 백건이 가람의 귓불을 깨물었을 때였다. 흐, 하고 신음이 들려온 건 그 때였고, 가람은 제가 낸 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화들짝 놀라며 두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았다.
“벌써 그러면 서운한데.”
징글징글한 미소를 띠던 백건의 시선이 확 낮아졌다. 백건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천천히 가람의 다리를 손등으로 쓸었다. 뭐하는 거에요? 가람이 큰 소리를 내자 백건이 얼른 입을 막으며 중얼거렸다. 지금 소리 지르면, 아마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이쪽으로 뛰쳐들어올걸? 그러면 누가 손해일지, 불 보듯 뻔하잖아? 왜, 왜 그의 미소가 그렇게 소름이 끼쳤는지 가람은 그제야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저열하고 야비한 웃음. 백건은 언제나 가람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백건의 손등이 무릎 위에서부터 시작돼서,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손끝이 치맛자락에 걸렸다. 미친, 설마. 가람이 자그마한 소리로 중얼거리자, 백건이 픽 웃음을 흘리며 치맛자락을 쥐었다. 설마, 뭐? 훽 치맛자락이 들춰지고, 가람은 제 다리 사이에 고개를 박은 백건의 머리를 밀어내며 소리를 지를 뻔했다.
“남자 맞네.”
아쉬운 듯 중얼거리다, 뭐, 상관없나, 하고 뻔뻔하게 웃었다. 그 어이가 없고도 당당한 행동에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의 행동에 신물이 날 것만 같다. 수치스럽고, 그리고 부끄러웠다. 백건의 손짓 한 번에 신음이 터질 것 같았다. 흐윽, 하고 가람이 신음을 흘리던 때였다. 치맛자락 아래에서 백건이 고개를 빼더니, 붉어질 대로 붉어진 가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밤은 길거든.”
알고 있지? 그 목소리가, 마치 악마의 속삭임 같아서. 가람은 그만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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