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굴레차!
주은찬X청가람
마음이란
14.10.04
돌아보는 곳엔 언제나 네가 있었다. 입모양으로 조그맣게 속삭이면 그걸 용케 알아듣고 똑같이 입모양으로 대답해주고, 손을 뻗으면 웃는 얼굴로 다가와 손을 잡았다. 팔을 벌리면 품에 안겨오고, 이름을 부르면 언제나처럼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마루 끝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으면 어깨를 빌려주고, 고개를 틀면 그곳에 네 입술이 있었다. 내 삶에 너는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너를 만난 지 반년이 채 안 되었는데, 너는 이미 내 삶에 너무나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가람아, 좋아해. 녹을 듯 달콤하게 귓가에 속삭이며, 내 팔을 끌어안고는 했다. 그럼 나도 너를 따라 네 이름을 부르며, 네 어깨에 코를 박았다. 물씬 풍기는 네 향은 언제나 맡아오던 익숙한 것이었다. 너와 닮은 부드럽고, 그리고 옅은 꽃내음이 났다. 네 품에 한아름 꽃을 안겨주면 참 잘 어울릴 텐데. 꽃밭에 파묻혀 있어도 그럴 거야. 너는 꽃이랑, 파아란 하늘이 잘 어울려. 그러니까 주은찬.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절대로 떠나지 말고. 너를 끌어안은 손에 힘을 주었다. 알았어, 가람아. 얌전한 네 대답이 들려오고, 고개를 들었다. 예쁘게 휘어진 눈이랑, 슬쩍 이빨이 보이는 화한 웃음이라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널 많이 좋아해.”
“나도 알아.”
부끄럽지도 않아? 장난스레 건네오는 네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목을 끌어안았다. 입을 맞추고, 그리고 다시 입을 맞췄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버렸으면 좋을 텐데, 하고 아마 백만 번은 생각했을 거야. 좋아한다는 건, 아마 이런 마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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