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유령신부도 꽤 괜찮은 것 같다.... 매일 밤 신붓감을 찾아다니는 백건(물론 해골) 집에만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청가람(아버지에게 학대당함) 어느 날 백건이 가람의 집을 지나치던 중 비명소리를 듣게 되고 들이닥쳤는데 청가람한테 첫눈에 반함
창문 너머로 본 것 뿐 인데, 그렇게 반해서 가람이한테 '내가 널 도와주면, 내 신부가 될래?' 하면서 씩 웃고.. 가람이는 그 말을 제대로 못 들었는데 대충 내가 도와줄까? 이런 식으로 들어서 좋아, 해서 강제 계약ㅋ
백건이 가람애비를 뚜드려패고 가람일 보쌈 해 갈라는데 가람이 발목에 쇠사슬 같은 게 묶여있어서 못 도망감.. 근데 백건이 그거 한참 보더니 거치적거려, 하면서 사슬 뜯어버림 ㅎㅎ!! 그래서 행복한 야반도주~
가람이는 영문을 알 수 없으니까 도와달라고 소리칠 수밖엔 없고, 백건은 나랑 결혼 한다 그랬으면서 되게 떽떽거리네 근데 뭐 넌 이제 내 신부지롱 하면서 가람이 말 다 씹고 데려 갔음 좋겠다.
처음은 단순납치라고 생각해서 가람이가 입도 안 열고 매번 탈출만 하려고 했는데 가만 보니까 백건이 되게 불쌍한 거.. 해골이다보니 뼈밖엔 남아있는 게 없고, (밥은 안 먹어도 되지만)먹을게 없어서 자꾸 여기저기 훔치러 다니고..
거기에 살짝 짠해서 가람이가 그때부터 본격 살림 차렸음 좋겠다. 백건이 가져온 음식 던져버리면서 이딴 쓰레기 같은 걸 먹으라는 거야? 비켜, 음식은 내가 할게. 하면서 박력 넘치고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백건이 또 심쿵
근데 그러면서 수발은 안 들어줌 첨엔 감동했는데 도서관에 사는 똑똑한 해골 현우 말 듣고 (얜 이때도 공자, 맹자 떼고 있음) 그게 왜 감동적이야? 그건 당연한 거야, 이래서 백건도 자연스럽게 여겨서 가람이가 빡치고
가람이 앞에서 이건 당연한 거래, 이 말 한 마디 했다가 백건이랑 현우랑 둘 다 가람이한테 쥐어 터지구... 그렇게 오래오래 잘 살다가 어느 날 가람이가 갑자기 죽어버림 (해골 사는데니까 시체 썩는 냄새도 그렇게 병균도 많음)
그래서 백건이가 가람이 살릴라고 엄청 노력하는데 결국 다 수포로 돌아감 그래서 백건이는 가람이 무덤 만들어주고 맨날 맨날 그 앞에서 살았음 좋겠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고, 네가 해준 음식이 생각나서 울었고,
아직도 잠잘 때마다 네 잠꼬대가 들리는 것 같다고. 너는 없는데 네 흔적이 너무 많아서, 나도 차라리 이딴 몸이 아니라 정말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질질 짜는 백건이가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결국 주술 쓸 줄 아는 은찬이가 건이한테 영원히 죽을 수 있는 약을 만들어 줌. 먹는 순간까지도 정말로 후회 안 해? 이거 마시면, 넌 다시 살아 숨 쉴 수도 없고, 지금처럼 이렇게 땅을 내딛는 일도 없을 거야.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일도 못할 거고, 너는 영원히 땅속에 갇혀 사는 거야. 그래도 괜찮겠어? 하니까 백건이 고개 끄덕이면서, 그 정도는 이미 마음먹고 있었다고, 그런데 청가람이 없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하면서 약 드링킹함
결국 가람이도 죽고 백건이도 죽고 은찬이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백건이 가람에게 그랬듯 매일매일 백건과 가람의 무덤에 꽃을 바치러 가고.. 현우도 나중에서야 백건이 죽었단 소식을 듣고 멍해서 한동안 도서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그저 하염없이 책만 읽고 있을 뿐이었다고.. 훗날 현우는 백건과 가람의 죽음의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버리고, 은찬은 혼자 남아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사라진 세 명을 그리며 그곳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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