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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친 ㄷㄹ님 만화 보구.. 넘... 조하서...ㅜㅁㅜ....

둥굴레차!

백건X청가람

제목미정

14.1.05







청룡과 사귄지 두 달쯤 지났을 때였다.


 

, 백건.”

 


이불 속에 파고들어, 너는 조그맣게 내 이름을 불렀다. 방이 어두웠던 탓에 네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너는 내게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 참 지겹게 네 등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이따금 눈이 마주칠 때마다 너는 그 좁다란 복도에서 내게 등을 돌리고는 했다. 암만 이름을 불러도 뒤돌아주지 않고, 대답한 번 해주지 않았다. 그러다 내가 자리를 뜨면, 저도 조용히 나를 따라와 내 옷깃을 쥐고 한참을 어물거리다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짧게 말하며 사라져버렸다.

 


? 나랑 얘기 좀 해.”

 


저 얘기 좀 하잔 지겨운 소리. 하루 온 종일 내가 입에 달고 있었는데.


 

뭔데.”

 


죙일 머뭇거리던 게 이상했는데, 잠들 때쯤이 돼서야 말을 붙여왔다. 이불이 부스럭거리고, 너와 눈이 마주쳤다. 그 어두운 방안에서도 알 수 있었다. 네 붉은 눈이 희미하게 반짝였다. 아니, 그랬던 것 같다. 방에 들어와 불을 끄고 이불에 누우면 항상 저 손바닥만한 걸로 눈이나 가리고 있었으니까. 안대를 슬쩍 이마위로 밀어올린 것인지, 안대를 쥔 손이 조물거리며 움직이는 게 보였다. 너는 나를 부르더니, 한참이나 말을 하지 않았다. 답답함에 다시금 되물었다.

 


뭔데? 말을 걸었으면 말을 해.”

, ……


 

기어들어가는 네 목소리가 들렸다. 그 어두움속에서도 똑똑히 네 얼굴이 보이는게 참 우습다고 생각했다. 벌어진 저지 지퍼 속으로 보이는 살결이 참 흴 것 같았다. 너는 또다시 머뭇거리고, 머뭇거리다, 침을 삼키는 소리를 냈다.

 


나한테 손도 안대?”


 

조물거리던 손이 내 이불을 쥐었다. 꼬옥 쥐었던 탓에, 어깨까지 덮던 이불이 슬며시 어깨 아래로 떨어졌다. 너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네가 몸을 동그랗게 마는 것 같았다. 내 이불을 쥔 손을 오래토록 바라보았다. 네 손 두 개는, 언제나 내 한 손에 잡힐 정도로 조그마할 것 같았다. 언제나 바라보던 그 등도, 어깨도. 너는 참 가녀리고 작아, 차마 너를 어찌 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 덮쳐달라는 거야?”


 

네가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때마침 등뒤로 차오르던 달빛에, 붉은 뺨이 유난히 돋보였다. 가만히 네 뺨에 손을 가져다댔다. , 하고 깊게 내쉬는 숨결이 손등에 닿는 게 퍽이나 간지러웠다. 네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조심스레 네 쪽으로 몸을 끌어당겼다. 코끝이 닿을 거리에 네가 있었다. 너는 나를 바라보던 눈을 내리깔더니, 결국에는 꾹 감아버렸다.

 


솔직히, 손을 댄다는 생각을 못했어.”


 

네가 예뻐서, 조금만 더 오래 지켜보려고. 그 말에, 네가 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그 조그마한 주먹으로 내 어깨를 때렸다. 근데 이렇게 안달내고 있었다니. 나를 때리던 네 손목을 붙들었다. , 손목이 한손에 잡히잖아. 사내놈이. 비웃듯 중얼거리자, 네가 힐끗 나를 노려보았다. 그 눈이 참 예뻤다. 가만히 네 어깨를 쥐었다. 네가 살풋 눈을 감는 것 같았다. 네 입술이 말캉하기만 했다. 어린 애의 피부처럼 보드랍고 따뜻해서, 나는 한 번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두 번, 세 번을 더 입을 맞추었다. 이따금 입술이 떨어질 때마다 슬쩍슬쩍 웃음이 샜다.


 

예뻐 죽겠다, 청가람.”


 

다시 한 번 입을 맞추려 얼굴을 가까이 대었을 때, 귓가로 네가 작게 웃는 소리를 냈다.